DIOR, Alex Chinneck 콜라보레이션 윈도우 디스플레이 공개

Collaboration

 

Dior는 영국 아티스트 알렉스 치넥(Alex Chinneck)와 협업해 House of Dior New York와 House of Dior Beverly Hills에 새로운 조형 윈도 디스플레이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패션과 공공예술 스펙터클 사이의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디올의 지속적인 행보를 보여준다.

대형 설치 작업으로 잘 알려진 알렉스 치넥은 건축 요소와 일상 오브제를 왜곡하고 재구성해 초현실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작업 방식으로 유명하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그는 각 도시를 상징하는 요소들을 유쾌하고 장난스러운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노란 택시, 신호등, 가로등, 전통적인 거리 시계 같은 도시의 상징들이 변형되고 왜곡된 형태로 등장한다. 익숙한 도시 풍경은 초현실주의적 감각 안에서 새롭게 배열되며, 일상적인 오브제가 예상치 못한 조형 언어로 바뀐다.

반면 베벌리힐스 설치 작업은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시각 문화를 기반으로 한다. 상징적인 자동차와 가로등은 리본처럼 휘어지고, 나선형으로 꼬이거나 매듭 형태로 변형된다. 이러한 조형적 움직임은 리본, 실, 꾸뛰르 드레이핑(couture drapery)을 연상시키며, 패션 제작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을 과장된 도시 오브제로 번역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리테일 공간을 몰입형 예술 환경으로 전환해온 디올의 오랜 접근 방식을 확장하는 동시에, 럭셔리 스토어 디자인에서 대형 체험형 설치(large-scale experiential installation)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다시 보여준다.

알렉스 치넥의 개입을 통해 일상적 도시 인프라는 연극적이고 장식적인 오브제로 변모한다. 그리고 그 순간, 도시 풍경과 조각, 그리고 꾸뛰르적 상상이 만나는 경계는 자연스럽게 흐려진다.

 

출처 : 더임프레션 닷컴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6, 패션 브랜드 전시 하이라이트

Event

 

밀라노의 봄은 디자인과 패션계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시기이다. 밀라노 패션위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크리에이터들이 가장 사랑하는 이 도시의 연례 디자인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매년 4월, 디자인계, 그리고 최근들어 패션계로까지 확장된 ‘살로네 델 모빌레(Salone del Mobile)’ 가구 박람회와 그 주변에서 열리는 전시 및 파티를 생생히 즐기기 위해 전세계의 내노라하는 디자이너와 브랜드들이 밀라노로 속속들이 모여든다. 필자 역시 이 기간의 공기와 놀라운 전시들을 너무나 사랑해 마지 않지만, 최근 환율 이슈로 인해 올해 이 아름다운 광경들을 눈에 담지 못한것이 못내 서운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특히 패션계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최신 가전 컬렉션을 선보이거나 몰입형 디자인 설치 작품을 선보이고, 순수 공예에 초점을 맞춘 아티스트의 전시회를 매장에서 선보이는 등 점점 더 그 크리에이티브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서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6 기간 동안 패션 브랜드의 이벤트에 대한 VOGUE의 요약을 확인해 보자.

 

Hermès

 

Photo: Courtesy of Hermès

올해 에르메스는 패션 브랜드 전시 가운데서도 늘 주목받는 존재였지만, 오히려 한층 절제된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전 전시들이 정교한 세트 디자인과 극적인 조명 연출을 선보였다면, 오랜 기간 밀라노 디자인 위크 전시장으로 사용해온 La Pelota 체육관에 들어서는 순간, 공간은 완전히 새롭게 비워져 있었다.

전체 공간은 밝은 화이트 톤으로 채워졌고, 예상 밖으로 환하고 가벼운 분위기가 펼쳐졌다. 그 위에는 높이가 각기 다른 플린스(plinth)가 빽빽하게 배치됐는데, 디자이너 Charlotte Macaux Perelman이 구성한 이 설치는 작은 도시의 풍경을 떠올리도록 의도됐다.

가장 높은 ‘빌딩’ 위에는 강렬한 컬러의 캐시미어 블랭킷이 드리워졌고, 낮은 구조물들 위에는 해머드 팔라듐 소재의 은은하게 빛나는 베슬과 어떤 테이블 위에서도 중심이 될 만큼 아름다운 가죽 마케트리 박스들이 놓였다.

올해 에르메스는 화려한 장치보다 디테일 자체에 집중했다. 절제된 공간 안에서 소재의 질감, 마감, 색감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났고, ‘작은 요소가 전체를 완성한다’는 브랜드의 태도가 전시 전반을 관통했다.


Louis Vuitton

Photo: Courtesy of Louis Vuitton

루이비통은 올해도 다시 한번 웅장한 신고전주의 건축미를 지닌 Palazzo Serbelloni에서 대규모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고, 전시는 중정에 설치된 인상적인 오브제로 시작됐다.

그 중심에는 Accademia di Belle Arti di Brera 학생들과 협업해 제작한 대형 러그가 놓였다. 초기 아르데코 디자이너 Pierre Legrain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은 강렬한 기하학 패턴이 적용되며 공간에 강한 존재감을 부여했다.

실제로 올해 메종의 Objets Nomades 컬렉션 전반에서 르그랭의 이름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1921년 Gaston-Louis Vuitton이 처음 의뢰했던 가구를 재해석한 리에디션 작품이었다. 오메가 형태의 레드·블랙 드레싱 테이블을 현대적으로 복원해, 매끈한 래커 우드와 노마드 레더로 새롭게 구현했다.

하지만 루이 비통 특유의 유희적인 감각도 여전히 살아 있었다. 디자인 스튜디오 Raw Edges가 작업한 스텔라 암체어(Stella Armchair) 는 시선을 사로잡는 다양한 블루 톤을 입은 구형(球形) 실루엣으로 등장하며, 클래식한 아르데코 무드 사이에 경쾌한 리듬을 더했다.

전통적인 장인정신과 역사적 아카이브, 그리고 현대적 디자인 실험을 교차시키며, 루이 비통은 이번 전시에서도 ‘헤리티지의 재해석’이라는 브랜드 언어를 밀라노 무대 위에 다시 한번 선명하게 드러냈다.


Issey Miyake

Photo: Courtesy of Issey Miyake

올해 ‘살로네 델 모빌레(Salone del Mobile)’에서 가장 흥미로운 소재 중 하나는 의외로 ‘부산물’에서 출발했다.

이세이 미야케의 플리츠 생산 공정에서 사용되던 티슈 페이퍼가 그 시작이었다. 제조 과정에서 플리츠 기계를 통과하던 종이의 단면을 본 스튜디오 디렉터 Satoshi Kondo는 잘려나간 나무의 나이테를 떠올렸고, 그 발견은 곧 ‘Paper Log: Shell and Core’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지난 4월 밀라노의 이세이 미야케 스토어에서 공개된 이번 작업은, 마드리드 기반의 Ensamble Studio와 협업해 완성됐다. 종이 시트는 벗겨지고 조각되며 새로운 형태를 얻었고, 이후 결정화(crystallising) 처리 과정을 통해 플리츠가 움직이던 순간을 그대로 고정한 듯한 조형물로 변모했다.

반면 이세이 미야케 팀의 설치 작업은 또 다른 방식으로 반응했다. 종이 롤에 왁스를 스며들게 하고, 여러 겹으로 묶어낸 뒤, 그 안에서 스툴·체어·테이블 같은 가구 형태를 끌어냈다. 버려질 수 있었던 재료가 새로운 오브제로 재탄생한 셈이다.

이번 프로젝트 전반을 관통하는 태도는 사실 이세이 미야케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철학과 맞닿아 있다. 가장 흥미로운 디자인은 완성된 재료가 아니라, 누군가 버리려던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


Ralph Lauren

Photo: Frank Frances

랄프 로렌 쇼룸 방문은 언제나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좋은 환기처럼 느껴진다. 도시의 분주한 대학가를 벗어나, 녹음이 우거진 중정과 카페까지 갖춘 1만2,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라쇼날리스트 건축 걸작 ‘팔라초 랄프 로렌’에 들어서는 순간 고요한 오아시스가 펼쳐진다.

올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랄프 로렌을 입은 모델이 윤기 나는 골든 리트리버를 데리고 방문객을 맞이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줬다.

컬렉션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뉘었다. 영국 컨트리 에스테이트 무드에서 영감을 받은 ‘아메리칸 인 잉글랜드’ 콘셉트의 ‘새들브룩 컬렉션’은 마호가니, 플로럴 자카드, 울 플래드가 중심을 이뤘다. 반면 ‘스털링 스퀘어 컬렉션’은 세련된 아르데코 펜트하우스 분위기로, 매력적인 퓨터 액세서리와 깊은 피아노 블랙 래커 마감의 아름다운 드레싱 테이블이 돋보였다.

다음 행보도 예고됐다. 랄프 로렌 홈의 밀라노 단독 매장이 2026년 말 비아 델라 스피가에 문을 열 예정이다.


Gucci

Photo: Courtesy of Gucci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가장 재치 있고 대담한 프로젝트에 상을 준다면, 아마도 Demna가 Chiostro di San Simpliciano에서 선보인 설치 작업이 유력할 것이다.

전시는 역사적인 수도원 회랑에서 시작됐다. 그 한가운데에는 마치 2001: A Space Odyssey 속 모노리스가 현실에 떨어진 듯한 거대한 제트 블랙 파빌리온이 자리했다.

내부에서는 자판기를 통해 캔 칵테일이 제공됐는데, 이는 그의 데뷔 룩북 〈La Famiglia〉 속 캐릭터 아키타입에서 착안한 것이었다. Drama Queen, Fashion Icon, Mega Pesantone, Super Incazzata 같은 페르소나가 각각 하나의 제품으로 구현됐고, 글쓴이는 Fashion Icon 버전을 받았다고 전한다.

하지만 전시의 핵심은 따로 있었다. 무려 12점의 대형 태피스트리가 하우스의 역사를 연대기처럼 풀어냈다. Guccio Gucci가 The Savoy에서 일하던 초기 시절부터, Tom Ford, Frida Giannini, Alessandro Michele, Sabato De Sarno에 이르는 각 크리에이티브 시대를 담아냈다.

작품은 르네상스 회화의 어법을 빌리면서도 현대적 유머를 교묘하게 섞었다. 예를 들어 가죽 게이밍 체어에서 일어난 뎀나가 직접 드레스 밑단을 정리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식이다. 이탈리아 예술과 문화의 ‘판테온’을 가볍게 비틀면서도 동시에 존중하는 태도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태피스트리들이 단순한 전시용 오브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작품은 베르가모 외곽의 한 장인 가문이 제작했으며, 이들은 1950년대부터 같은 방식의 직물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결국 이번 프로젝트는 풍자와 헌사 사이를 오가며 완성됐다. 이탈리아의 유산을 살짝 놀리면서도, 그 장인정신 자체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기념한 셈이다.


Jil Sander

 
 

책을 빌려 읽는 일에는 묘한 친밀함이 있다. 누군가 밑줄을 그어둔 문장, 접힌 페이지 모서리, 손때가 남은 흔적들은 그 책을 읽은 사람에 대해 조용히 말해준다.

이러한 ‘발견의 감각’을 탐구한 전시가 바로 ‘Reference Library’다. 스페인 인테리어 매거진 Apartamento가 질샌더와 협업해 기획한 이번 프로젝트는, 60명이 선정한 60권의 책을 통해 각자의 취향과 기억, 감정을 드러낸다.

참여자 역시 인상적이다. 영화감독 Celine Song과 Sofia Coppola, 그리고 편집숍 콜레트의 창립자 Sarah Andelman까지 참여했으며, 각자가 선택한 한 권의 책은 작은 고백처럼 작동한다.

공간 디자인은 밀라노 기반 디자인 스튜디오 Studioutte가 맡았다. 전시는 위계 없이 구성돼 어느 한 권도 다른 선택에 가려지지 않는다.

결국 Reference Library는 서양 문학의 ‘베스트 컬렉션’도, 누군가를 위한 읽기 목록도 아니다. 오히려 각자의 독서 경험이 남긴 흔적들을 모아 만든 하나의 감정 지도에 가깝다.

무엇을 읽었는지가 아니라, 무엇에 마음이 움직였는가를 보여주는 전시.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책 자체보다 ‘독자’를 전면에 내세운다.


Prada

Photo: Vittorio Zunino Celotto/Getty Images

올해 다섯 번째 에디션을 맞은 ‘Prada Frames’는 밀라노로 돌아와 다시 한번 ‘비판적 사고’를 주제로 관객과 만났다.

오랜 협업 파트너인 Formafantasma가 큐레이팅한 올해 심포지엄 〈In Sight〉는 이미지 자체를 탐구 대상으로 삼았다.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점점 불안정해지고, 더 이상 완전히 신뢰할 수 없게 된 ‘이미지’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각 세션은 비평가이자 작가인 Alice Rawsthorn의 소개로 시작됐다. 논의는 디지털 이미지 생산이 환경에 남기는 부담, 재현(representation)의 정치적 무기화, 그리고 시각적 진실이 조용히 무너져가는 현상까지 이어졌다.

올해 이동형 프로그램은 르네상스 건축의 상징인 Santa Maria delle Grazie 내부에서 진행됐다. 특히 Donato Bramante의 작업으로 알려진 사크리스티(Sacrestia)를 배경으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믿는가’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다는 점은 더욱 의미심장했다.

한편 도시 최초의 프라다 홈 스토어는 전혀 다른 감각적 경험을 제안했다. 아티스트 Theaster Gates와의 협업을 통해 ‘차완(chawan) 볼 컬렉션’을 선보였고, 전시 기간 동안 다도(茶道) 세리머니가 함께 운영되며 오브제가 실제 경험으로 확장됐다.

이번 프라다의 두 프로젝트는 방식은 달랐지만 같은 메시지로 수렴했다. 하나는 이미지와 진실에 대해 질문했고, 다른 하나는 감각과 행위를 통해 사유의 시간을 만들었다.

빠르게 소비되는 시각 정보의 시대 속에서, 프라다는 잠시 멈춰 바라보고, 다시 감각하며,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는 순간을 제안했다.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생각하는 경험’에 가까운 접근이었다.


Fendi

약 30년의 시간이 흐른 뒤, Marilyn Monroe의 한 이미지가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그 기억은 Maria Grazia Chiuri가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펜디의 바게트를 다시 바라보는 출발점이 됐다.

관심은 단순히 ‘가방’ 자체가 아니었다. 여성이 어떻게 가방을 들고 다니는지, 그 안에 무엇을 담는지, 그리고 그 내용이 어떤 사람인지를 어떻게 드러내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마치 핸드백이 하나의 로르샤흐 테스트(Rorschach test) 처럼 작동하는 셈이다.

Baguette 26424 Re-Edition은 1997년 바게트가 처음 탄생했을 당시 부여된 최초의 모델 코드 26424 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이번 리에디션은 보다 부드러운 구조와 겨드랑이 아래 자연스럽게 밀착되는 착용감을 강화해 재해석됐다.

패키징 역시 특별하다. 가방은 마치 아트 크레이트를 연상시키는 우드 박스와 함께 제공되며, 스텐실 프린트 디테일과 옐로 캔버스 벨트, 메탈 로고 버클이 더해져 작품을 운반하는 오브제 같은 인상을 만든다.

컬렉션은 반짝이고, 절제되며, 때로는 화려하고 과장된 모습으로 전개된다. 각각의 버전은 ‘여성성에는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는다. 어떤 스타일도 유일한 이상형이 될 수 없다는 선언처럼 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바게트를 단순한 아이코닉 백이 아니라, 여성의 취향·기억·정체성을 담는 개인적 오브제로 다시 읽어낸 시도에 가깝다. 결국 가방은 무엇을 들고 있느냐보다, 누가 어떻게 들고 있는가 에 대한 이야기였다.


Loro Piana

1980년대 중반부터 플래드(throw blanket)와 스카프는 로로피아나의 초기 완제품 카테고리 가운데 하나였다. 이들은 의류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소재와 기술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었고, 브랜드 장인정신의 실험실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공개된 〈Studies: Chapter I〉는 앞으로 이어질 연속 전시 시리즈의 첫 번째 장으로, 이러한 혁신의 역사를 출발점 삼아 24개의 플래드 작품을 선보였다. 각각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적인 케이스 스터디 로 다뤄졌다.

관람객은 작품을 순서대로 이동하며 감상했고, 그 과정에서 자수(embroidery), 아플리케(appliqué), 핸드룸 위빙(handloom weaving), 니들 펀칭(needle punching), 패치워크, 스크린 프린팅 등 다양한 기법을 마주하게 된다.

완성품만 보여주는 대신 원섬유(raw fiber)와 실(yarn)까지 함께 전시하며, 제작 과정 자체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 점도 인상적이었다. 완성된 결과보다 ‘만드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디자인 언어로 제시한 셈이다.

각 플래드 옆에는 제작 시간을 기록한 설명문이 붙어 있었는데, 일부 작품은 1,000시간 이상의 공정을 거친 것으로 소개됐다. 시간 자체가 하나의 가치로 읽히는 순간이었다. 모든 작품은 주문 제작 방식으로 생산되며, 브랜드는 이를 꾸뛰르(couture)에 접근하듯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는 결국 제품 전시라기보다 시간의 전시 에 가까웠다. 로로피아나는 소재·기술·공정·장인정신을 통해 “느리게 만드는 일의 가치”를 다시 이야기했고, 럭셔리가 속도보다 밀도에 있다는 사실을 조용하지만 강하게 보여줬다.


Miu Miu

Photo: Courtesy of Miu Miu

미유미유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마다 늘 영리한 ‘카운터 프로그램(counterprogramming)’을 선보인다. 수많은 전시와 가구, 오브제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감각이 포화 상태에 이르는데, 그때 등장하는 Literary Club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쉬게 만든다.

오래된 도서관 공간에 앉아 여성 작가들이 다른 여성 작가의 작품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듣는 것. 디자인 위크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조용한 사유의 장이다.

올해 주제는 〈Politics of Desire〉(욕망의 정치학)이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이 주제를 중심에 둔 작가들은 Annie Ernaux와 고(故) 가나 출신 소설가 Ama Ata Aidoo였다. 특히 올해는 철학자 Rosi Braidotti가 큐레이션한 실제 리딩룸이 마련됐다. 방문객들은 일종의 ‘페미니즘 서바이벌 키트’처럼 구성된 도서들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었는데, 여기에는 Audre Lorde와 Simone de Beauvoir의 저작도 포함됐다.

분위기는 결코 무겁기만 하지 않았다. 뮤지션 Joy Crookes와 Pip Millett의 공연이 이어졌고, 스프리츠와 트라메찌니가 곁들여지며 저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슨한 리듬이 만들어졌다.

이번 Literary Club 은 디자인 위크 안에서 가장 ‘비디자인적’인 프로그램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미우미우다. 가구도, 오브제도, 설치도 아닌 텍스트·대화·독서·사유를 통해 브랜드는 또 다른 형태의 문화적 경험을 제안했다.


Bottega Veneta

Photo: Courtesy of Bottega Veneta

올해 보테가 베네타는 이전보다 한층 절제된 방식으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여했으며, 디렉터는 하우스에서 처음 맞이한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위해 Louise Trotter는 한국 아티스트 Kwangho Lee와 협업했다.

프로젝트는 밀라노 비아 몬테나폴레오네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공개됐으며, 꼬임을 반복한 정교한 가죽 패널들이 천장에서부터 유려하게 흘러내려 매장 중앙의 워터 피처를 감싸듯 휘감는 설치 작업으로 완성됐다.

유기적으로 뒤틀린 형태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조형물처럼 보였고, 공간 전체에 부드러운 긴장감을 만들었다. 우아하면서도 어딘가 낯설고, 아름답지만 약간은 신비로운 분위기가 공존했다.

무엇보다 이번 작업은 보테가 베네타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레더 사부아페르(leather savoir-faire)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낸 사례였다. 가죽은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구조가 되었고, 표면이 아니라 공간 경험 자체가 됐다. 이부분은 특히 한국 작가 이광호의 작업 방식과도 자연스럽게 맞닿는다. 반복적인 결속, 감기, 꼬기, 축적을 통해 형태를 만드는 그의 조형 언어가 보테가의 장인정신과 만나며 새로운 입체감을 만들어낸 것이다.

화려한 연출 대신 소재와 기술, 그리고 공간의 흐름에 집중한 이번 프로젝트는 조용했지만 강했다.


Chloé

 
 

1970년 프랑스 디자이너 Christian Adam가 처음 디자인하고, 이탈리아 디자인 혁명의 전성기에 생산된 ‘Tomato Chair’ 는 느긋하고 관능적인 우아함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남아 있다.

클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Chemena Kamali는 이 체어를 빈티지·세컨더리 마켓에서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결국 직접 움직이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이탈리아 디자인 브랜드 Poltronova와 협업해 Tomato Chair 리에디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완성된 제품은 전 세계 끌로에 부티크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번 리에디션은 주문 제작 방식으로 생산되며, 크림·코냑·샌드·블랙 네 가지 내추럴 태닝 레더로 마감됐다. 원작의 부드럽고 볼륨감 있는 실루엣은 유지하면서도 끌로에 특유의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감성을 더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가구 복각이 아니라는 것이다. Tomato Chair는 원래부터 기능보다 감각, 속도보다 여유를 이야기하던 오브제였고 끌로에는 여기에 ‘어떻게 입는가’라는 패션의 질문을 덧붙였다.

좋은 디자인이란 결국 무엇을 입느냐가 아닌 어떤 세계 안에 머무르는가에 관한 것이라는 메시지이다.


Marni

Photo: Courtesy of Marni

밀라노의 가장 오래된 명소 중 하나인 Pasticceria Cucchi에서 마르니는 조용하지만 꽤 급진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브랜드는 이 공간을 3개월 동안 통째로 점유했지만, 정작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 대신 기존 장소의 분위기와 기억은 그대로 둔 채, 공간 전체에 마르니만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다.

프로젝트는 RedDuo Studio와 함께 기획됐으며, 하우스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방향성을 이끄는 Meryll Rogge의 시선이 반영됐다. 레드와 그린의 도트 패턴, 스트라이프, 레트로 무드의 그래픽 언어가 밀라노의 전통적인 파스티체리아 풍경 위에 덧입혀졌고, 마지막에는 보타이(bow tie) 형태의 공동 로고로 연결된다.

아페리티보 시간이 되면 Martini BiancoBitter Spritz 가 등장하고, 목요일 저녁마다 진행되는 라이브 퍼포먼스 시리즈 〈Caffè Concerto〉 가 7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흥미로운 건 이번 프로젝트가 전시도, 팝업도, 설치 작업도 아니라는 점이다. 대신 이미 존재하던 밀라노의 일상 속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평소처럼 커피를 마시고, 아페리티보를 즐기고, 대화를 나누는 그 평범한 장면 안에 브랜드를 위치시켰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가장 밀라노다운 방식이다.


Balenciaga

Photo: Courtesy of Balenciaga

올해 살로네 델 모빌레(Salone del Mobile)를 계기로 발렌시아가는 새로운 아트 시리즈 〈Artean〉을 공개했다. 프로젝트는 하우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Pierpaolo Piccioli의 주도로 시작됐다.

‘Artean’은 바스크어에서 온 단어로, 하우스 창립자 Cristóbal Balenciaga의 모국어이기도 하다. 의미는 “사이(Between)”. 이 이름처럼 프로젝트는 패션과 예술, 과거와 현재, 공간과 오브제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장으로 읽힌다.

전시는 밀라노 비아 몬테나폴레오네의 발렌시아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렸으며, 첫 번째 주인공으로는 전설적인 바스크 조각가 Eduardo Chillida가 선정됐다. 총 7점의 작품이 소개됐고, 쇼윈도에는 조명을 절제해 비춘 두 점의 작업이 배치됐다. 그중 하나는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에게 직접 헌사를 보내는 작품이었다. 매장 내부에는 여러 조각들이 흩어지듯 놓이며 공간 전체를 하나의 전시장처럼 만들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가장 화려하거나 가장 큰 스케일의 전시는 아니었다. 하지만 가장 사랑받았던 공간 중 하나이다.


Dolce & Gabbana

Photo: Courtesy of Dolce & Gabbana

돌체앤가바나는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도시 곳곳의 브랜드 공간을 활용하며 가장 화려한 존재감 중 하나를 보여줬다. Corso Venezia에 위치한 공간은 라이브 퍼포먼스 무대로 변신했다. 방문객들은 공연을 즐기며 ‘Dolce & Gabbana Casa’ 컬렉션 테이블웨어에 담긴 파스타를 경험했고, 음식·퍼포먼스·라이프스타일이 하나의 장면으로 연결됐다.

한편 비아 두리니 쇼룸에서는 새로운 디자인 컬렉션이 공개됐다. 특히 보다 부드럽고 유기적인 형태를 강조한 Moss 와 Gardenia 라인은 기존 돌체앤가바나 특유의 화려함에 자연주의적 감각을 더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안했다.

또 다른 거점인 Via Broggi에서는 ‘Gen D 프로젝트’ 의 최신 버전이 공개됐다.

이 프로젝트는 신진 디자이너와 이탈리아 장인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올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 한국, 멕시코 등 세계 각국에서 선발된 11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이들은 전통 이탈리아 공예 장인들과 협업해 새로운 작품을 완성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는 스타 파워도 놓치지 않았다. 배우 Brooke Shields를 초청해 Alta Sartoria 공간에서 이벤트를 공동 진행했고, 무라노 글라스 장인 Alvise Orsini와 협업한 신규 유리 공예 컬렉션 〈Tavola Eterna〉를 공개했다.


Marimekko

 

Photo: Courtesy of Marimekko

 

마리메꼬는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오스테리아 공간을 완전히 자신들만의 세계로 바꿔놓았다. 꽃으로 가득 채운 공간 안에는 대담한 텍스타일 설치 작업이 펼쳐졌고, 그 사이로 핸드메이드 세라믹 작품들이 놓이며 마치 하나의 리빙 가든 같은 풍경이 만들어졌다.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핀란드 하우스의 새로운 프린트 〈Kukasta kukkaan〉이 있었다. 디자이너 Erja Hirvi가 작업한 이 패턴은 세라믹과 텍스타일뿐 아니라 식물 전문 매거진 The Plant Magazine 최신호에도 적용됐다. 해당 비주얼은 사진 듀오 Scheltenes and Abbenes가 촬영하며 특유의 조형적 이미지 언어를 더했다.

브랜드는 한정판 컵, 소서, 피코 플레이트 위에 아페리티보를 제공했고, Osteria Grand Hotel은 마리메꼬 특유의 식물 모티프와 패턴으로 완전히 새롭게 변신했다. 메뉴는 헬싱키 레스토랑 Maukku가 맡았다. 이탈리아와 핀란드의 맛을 자연스럽게 결합하며 공간의 콘셉트를 음식까지 확장했다.


NIKE

Photo: Courtesy of Nike

나이키는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밀라노 중앙역 아래 터널 공간에 자리한 건축·디자인 플랫폼 Dropcity에 자리를 잡았다. 건축가, 학생, 디자이너, 일반 관람객까지 모두에게 열려 있는 이 공간에서 나이키가 꺼낸 주제는 의외로 단순했다. 모든 나이키 신발의 형태와 반발력을 만드는 가장 오래된 재료, ‘공기(Air)’를 주제로한 전시 Nike Air Lab이 바로 그것이다.

공간 안에는 1972년 최초의 나이키 에어백 시스템을 개발한 NASA 출신 엔지니어 Frank Rudy에게 바치는 섹션이 마련됐고,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100개 이상의 슈즈 프로토타입도 전시됐다. 또한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툴 스테이션도 운영됐다. 이곳에서는 나이키 엔지니어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로봇 암, 공압 실린더(pneumatic cylinders) 등을 통해 공기가 어떻게 신발 구조와 형태로 바뀌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전시 자체가 아니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많은 설치물이 행사 종료 후 철거되는 것과 달리, 나이키는 3D 프린터, 로봇 암, 열성형 장비(thermoforming kits)를 포함한 고가 장비들을 철수하지 않았다. 대신 이를 드롭시티에 영구 기증하며 Nike Air Lab 을 지속 가능한 창작 공간으로 남겼다.

일주일짜리 경험을 남기는 대신, 앞으로 수년간 학생과 건축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실험실을 남긴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올해 밀라노에서 가장 오래 지속될 디자인 프로젝트일지도 모른다.


Tod’s

Photo: Courtesy of Tod’s

토즈의 〈Icons by Icons〉 프로젝트는 아주 단순하지만 우아한 질문에서 시작했다. “하나의 아이콘을 또 다른 아이콘들과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번 리미티드 캡슐 컬렉션은 토즈의 대표 아이템 ‘Gommino 로퍼’를 이탈리아 디자인 역사 속 상징적 오브제들과 연결해 새롭게 해석했다. 이에 참여한 디자인 아이콘들은 모두 강렬했다.

Michele De Lucchi의 Kristall Table은 Memphis Milano 특유의 폭발적인 그래픽 감각을 담고 있고, chille Castiglioni와 Pier Giacomo Castiglioni 형제가 만든 Brionvega RR226 Radiofonografo는 점(dot) 패턴을 활용한 합리주의적 미학을 보여준다. 또한 Joe Colombo의 Elda Armchair는 조각적 미래주의를, Gaetano Pesce의 Crosby Chair는 자유로운 소재 실험과 조형성을 상징한다. 이 네 가지 디자인 언어는 각각 Gommino 위에 새롭게 입혀졌다.

그리고 이 작업은 단순한 그래픽 전환이 아니라, 토즈 장인들이 현장에서 직접 작업하는 라이브 설치 퍼포먼스를 통해 완성됐다. 과거 디자인 유산이 현재의 손기술을 거쳐 새로운 오브제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Longchamp

 

Photo: Courtesy of Longchamp

 

롱샴의 아티스틱 디렉터 Sophie Delafontaine는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자신만의 이상적인 디자인 파트너를 찾았다. 그 주인공은 디자이너 Patrick Jouin. 그는 도쿄의 건축 아이콘인 Park Hyatt Tokyo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이끈 듀오의 일원이기도 하며, 이 호텔은 Sofia Coppola의 영화 Lost in Translation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협업 캡슐은 가구와 오브제의 경계를 흐리며, 롱샴 특유의 절제된 우아함을 디자인 언어로 풀어냈다. 컬렉션에는 브랜드 시그니처 그린 컬러를 포인트로 적용한 Drop Table 과 Olo Chair 가 포함됐고, 중심에는 Ostara 라는 포터블 램프가 자리했다.

특히 Ostara 는 롱샴의 대표 아이콘 Le Pliage의 코드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풀그레인 레더와 프렌치 오크를 사용해 완성됐으며,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이동하는 오브제’라는 개념에 가깝다. 가방 브랜드가 가진 이동성과 휴대성의 철학이 가구 디자인으로 옮겨진 셈이다.


Zara

Photo: Courtesy of Zara

올해 자라는 브레라 인근의 녹지 공원 안, 러닝 트랙을 내려다보는 신고전주의 건축물 Palazzina Appiani를 브랜드의 무대로 선택했다.

프로젝트 제목은 〈Calma〉. 말 그대로 고요함 을 의미하는 이 전시는, Harry Nuriev가 이끌고 있는 아방가르드 디자인 스튜디오 Crosby Studios와의 협력을 통해 완성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브레라 거리의 분주함으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휴식의 공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감의 출발점은 고대 로마의 목욕 문화였다. 전시 중심에는 차가운 아이스 블루 조명 아래 김이 피어오르는 거대한 수조가 놓였고, 로지아 공간을 따라 실버 빈백 라운저가 배치됐다. 관람객은 전시를 보는 대신 머물고, 쉬고, 햇빛을 받으며 공간을 경험하도록 유도됐다.

또한 이 공간은 동시에 Zara Home의 차기 협업 프로젝트를 미리 공개하는 무대 역할도 했다. 참여 브랜드와 디자이너는 모두 강력했다. 뉴욕 기반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Colin King, 벨기에 디자인 거장 Vincent van Duysen, 그리고 영국의 역사적인 텍스타일·월페이퍼 하우스 Morris & Co..

이번 전시는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감정 상태(state of mind)를 먼저 고려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으며, 차분함, 회복, 느린 시간. 그리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다음 컬렉션을 예고했다.


H&M

Photo: Courtesy of H&M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가장 화려한 패션 인접(fashion-adjacent) 순간 중 하나는 의외로 대형 럭셔리 하우스가 아닌 H&M Home에서 나왔다.

브랜드는 디자이너 Kelly Wearstler와의 새로운 협업 컬렉션을 공개했고, 압도적인 분위기의 옛 은행 건물을 배경으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하지만 진짜 흥미로운 포인트는 컬렉션 그 자체보다 ‘암시’에 있었다.

공간 한편에는 브랜드 쇼핑백과 Wearstler × H&M 행어가 자연스럽게 배치돼 있었는데, 이는 단순한 연출을 넘어 앞으로 패션 영역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암시하는 듯 보였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다음 단계에 대한 기대가 흘러나왔다.

이번 협업은 인테리어 컬렉션이면서도 사실상 라이프스타일과 패션 사이의 경계를 탐색하는 프로젝트에 가까웠다. Kelly Wearstler 특유의 조형적 감각과 강한 소재 언어는 홈 카테고리에 머물지 않았고, 오히려 패션 오브제로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Rimowa

 

Photo: Courtesy of Rimowa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리모아는 다시 한번 익숙한 장소인 Via Achille Maiocchi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전설적인 스위스 가구 브랜드 Lehni와 협업해, 리모와의 캐빈 사이즈 수트케이스를 정확히 수납할 수 있도록 설계한 맞춤형 알루미늄 셸빙 시스템을 선보였다. 작업은 리모와 특유의 알루미늄 미학과 레니의 정교한 가구 제작 기술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능은 매우 실용적이었지만, 결과물은 오히려 조형물에 가까웠다.

전시는 미니멀한 ‘비지터 센터(visitor center)’ 형식으로 구성됐다. 벨벳 커튼으로 둘러싸인 공간 안에서 관람객들은 단순히 오브제를 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작은 카드에 “언젠가 함께 가고 싶은 여행지” 를 적어 소중한 사람에게 남길 수 있었고, 완성된 카드는 금속 새집 형태의 우체통에 넣도록 구성됐다. 아주 작은 장치였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을 잘 보여주는 디테일이었다.

수트케이스는 원래 이동을 위한 물건이다. 하지만 리모와는 이번 전시에서 이동 자체보다 함께 떠나고 싶은 마음, 아직 가보지 못한 장소에 대한 상상, 그리고 여행이 가진 감정적 의미를 이야기했다.

 

캘빈클라인 X 정국, 한정판 캡슐 컬렉션 출시

Collaboration

캘빈클라인의 시그니처 바이커 스타일에서 영감 받은 정국의 첫 번째 패션 프로젝트

 

캘빈클라인은 그들의 글로벌 엠버서더이자 뮤지션 BTS 정국과 콜라보한 한정판 캡슐 컬렉션 '캘빈클라인'을 공개했다. 2026년 5월 19일에 발표된 이 20종의 컬렉션은 정국의 첫 패션 콜라보레이션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재구성한 캘빈클라인 스테이플 시리즈이다.

 
 

이 캡슐은 캘빈클라인의 미니멀리즘 코드와 정국의 오토바이와 아메리칸 빈티지에 대한 취향을 결합한 것이다. 데님과 언더웨어에서 시작한 이 컬렉션에는 90년대 트럭커 재킷, 스트레이트 레그 및 로우 라이즈 배기 청바지, 그래픽 티셔츠, 스웨트셔츠, 레이서 재킷을 재해석한 제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정국은 "저는 지난 몇 년간 캘빈클라인 엠버서더로 활동하며 제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고, 캘빈클라인과 더 프라이빗하면서도 창의적인 방식으로 협업할 수 있어서 매우 즐거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첫 패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모든 제품에 제 흔적을 남기며 이 과정에 온전히 몰입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협업은 패션 브랜드들이 글로벌 아티스트와의 관계를 단순 모델 및 앰배서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 디자인과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포함한 장기적 파트너십으로 발전시키는 흐름 속에서 진행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캘빈클라인은 핵심 카테고리의 문화적 접점을 넓히는 한편, 브랜드가 오랜 시간 이어온 유스 컬처, 음악, 셀러브리티 기반 캠페인 헤리티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출처 : 더 임프레션 닷컴

MIUMIU, 도쿄 긴자 매장 재개장 기념 재즈 클럽 이벤트

Event

 

미우 미우는 지난 5월 13일 도쿄에서 일본 재즈 문화의 현대적 해석을 주제로 한 '미우 미우 재즈 클럽' 행사를 시작으로 긴자 매장을 재개장했다.

이번 행사는 새로 디자인된 긴자 부티크에서의 칵테일 리셉션으로 시작하여 댄스 홀 신세이키와 도쿄 키네마 클럽이라는 두 장소에서 계속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 재즈와 키스텐 리스닝 문화의 전통을 중심으로 기획되었으며, 전후 일본의 문화적 풍경 속에서 장르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확장하는 데 있어 여성의 역할을 보여주었다.

쇼와 시대의 무도회장인 댄스홀 신세이키에서는 재즈의 즉흥성에 초점을 맞춘 공연이 펼쳐졌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히로미, 도쿄에 기반을 둔 멀티 악기 연주자 릴리, 트럼펫 연주자이자 프로듀서인 테라쿠보 레이야 등이 라인업에 참여했다. 이후 도쿄 키네마 클럽으로 자리를 옮겨 카바레와 초기 영화에 대해 언급한 애프터 파티 분위기로 이어져 아로 파크스의 공연으로 마무리되었다.

행사에 참석한 게스트로는 사이토 아스카, 차라, 이케다 엘라이자, 쿠로키 하루, XG의 하비, 모리 히카리, 장원영 등이 있다.

이런 재즈 클럽 이벤트는 패션과 문화 프로그램을 연결하고 음악과 라이브 이벤트를 통해 아트 커뮤니티와의 소통과 여성 크리에이티브에 관한 대화를 강화하는 미우 미우의 광범위한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